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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16_발광하는 아파트

배려 2009. 7. 16. 00:01
아파트의 입주 전 이벤트처럼 이루어지는 전기 테스트는 꽤나 인상적이다. 타이밍을 놓치고 그럴싸한 장비가 없어서 전체 단지의 건물들이 발광하는 스펙타클을 찍지 못했던 게 여전히 아쉬울 정도로.

주공 3단지가 재건축 된 반포 자이 이후로 또 다른 이슈메이커가 된 구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역시 한동안 경관 조명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었나 보다. 입주 전 모든 층의 불이 꺼져있고 경관 조명과 코어부만 불이 들어온 상황은 기웅이형에겐 또 다른 영감을 주었는지 어제 비오는 오후 커피를 한 잔 하는 자리에서 야경 사진 의뢰를 받았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뭐 되는 게 없는 날인지 카메라 반품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공교롭게도 래미안 퍼스티지의 입주가 바로 오늘이었다. 고로 더이상 기웅이형이 원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영화에서 도시 전체가 암전되는 효과를 연출한 cg팀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면...

아파트라는 것이 단지 자체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느낌도 있겠지만 공사중, 입주 전, 재건축 직전, 철거중일 때 비일상적인 모습에서 전해오는 충격도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흔히 볼 수 없기 때문에 수십년에 한 번쯤 이루어지는 도시적 이벤트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