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vial

030717

배려 2003. 7. 17. 23:23
* 스티브 소더버그 감독에서 제작비를 백지 수표로 지급하고 한국에서 소재를 찾아 트래픽과 같은 영화를 만들어 보라고 하면 과연 어떤 영화가 나올까. 치명적이지만 너무 만연해 있어서 당연시 되는 문제들. 정부가 액션은 취하지만 자기 발등 찍을까봐 진심으로 파헤치고 싶어하지 않는 대상들. 바이러스처럼 자꾸만 지능화되고 진화하는 시스템들. 
내가 미스터 소더버그라면 '건설 사업의 비리(특히 재건축, 재개발에 관하여)'를 한 번 건드려 보고 싶다. 아줌마부대, 재건축 조합장, 구청 건축과 직원, 서울시 직원, 건교부 직원, 건설사 직원, 건설사 대표, 용역업체, 재개발 반대 주민... 이 얼마나 화려한 출연진인가. 얼마전 서부이촌동 쪽인가 재개발을 무리하게 진행하려고 용역업체를 불렀는데 반대파에서도 돈을 모아 더 많은 인원의 용역업체를 불러 맞불 작전을 펼쳤다고 들었다. 이 얼마나 흥미로운 시나리오란 말인가. 룸살롱에서의 성접대도 나올테고 조폭들이 설치는 액션이 마무리를 장식할테니 돈, 섹스, 폭력이 총 집합일세. 
단, 이 영화는 찍다가 맞아 죽는 불행을 피한다 할지라도 영화 배급의 거물인 OO엔터테인먼트의 압력으로 개봉은 꿈도 못 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