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실로 엉망진창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틀어졌는가.
그 모든 순간들을 되내어본다.
지금은 일요일 새벽 5시. 도로 공사의 소음은 아주 심하진 않아도 나같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매우 거슬릴 크기이다.
그 파쇄음 탓일까. 악몽을 꾸고 나는 비몽사몽한 지경에도 당장 한국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을까 생각했다 말았다를 반복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실은 가장 신나는 날이 될 수 있었는데 말이다.
그 시작은 여행을 떠나기 시작한 순간부터일 수 있다.
1. 지하철 급행
처음부터 신논현 역으로 갔거나 당산까지라도 앉아가면 되었는데 설마 그 오전에 터미널에 사람이 많겠나 싶었지만 꽤 많아서 반 정도는 서서갔다.
2-1. 피치 항공
좌석이 85도 정도인 듯, 뒤로 젖힐 수가 없어서 잠도 못자고 괴로웠다.
2-2. 입국 신청서
외국 여행이 처음인 여자 둘에게 펜을 빌리고자 계속 언제 적는 게 끝나는지 곁눈질을 했는데 둘이 계속 상의를 하고 틀리면서 결국 30분을 끌더라. 덕분에 잠을 청하지도 못했다. 나중에 입국 심사대에서 줄이 길어서 충분히 쓸 시간이 있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