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 마신 술은 위스키다. 위스키의 취기는 논리적이고 명석하다. 위스키를 몇 방울 목구멍으로 넘기면 술은 면도날로 목구멍을 찢듯이 곧장 내려간다. 그 느낌은 전류와 같다. 위스키 를 넘기면, 호수에 돌을 던지듯이 그 전류의 잔잔한 여파들이 몸 속으로 퍼진다. 몸은 이 전류에 저항하면서도 이를 받아들인다. 저항과 수용을 거듭하면 저항의 힘은 적어지고 수용의 폭은 넓 어져서 취기가 쌓인다. 위스키의 취기는 이리저리 흩어져서 쏘 다니지 않고 한 개의 정점으로 수렴된다. 온 세상 사람들이 너도나도 위스키를 마신다 해도 위스키는 공동체의 술이라기보다는 개인의 술이다. 위스키는 단독자를 정서의 정점으로 이끌고 간다. 그래서 위스키를 좋아하면 혼술…“
바 팩토리정의 사장님이 옮긴 김훈의 글
김훈의 표현
2024. 7. 1.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