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어제 내가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리곤 겨우 겨우 힘들게 하나 찾아낸 단서는 마우스를 하나 사러 국제전자센터에 갔었다는 것.
네덜란드를 가지 않게 된 많은 이유 혹은 변명들을 대면서 저녁을 먹었다.
입은 하나의 주제를 얘기하고 머리 속에는 오만 잡상이 뒤엉켜있고 손은 끊임없이 밥과 반찬을 실어 날랐다.
개강파티때 소주를 사발로 원샷하던 과대표처럼
먹을 땐 잘 몰랐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나서자 위장이 과부하를 알린다.
배가 터질 것 같은 괴로움에 하던 일에서 손 놓고 소화도 시킬 겸 오랜만에 걸어서 집에 왔다.
그 이후로 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불량한 느낌이 남아있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예상한 일은 생각한 것과 달랐고
예측한 일은 궤도를 이탈했고
해야 할 일은 실천에 옮기지 못 했고
하고 싶은 일은 아직 저 만치에 있고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래도 비만 오면 이 모든 가뭄이 일순간에 해결될 것이라는 농부의 마음으로 살련다.
물꼬가 트이듯 하나가 터지면 긍정적인 연쇄반응이 일어날 것이라는 희망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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