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배송비 포함 7000원에 구입 한 라디오는 한 달도 되지 않아
자신의 역할을 포기한 듯 불규칙한 숫자들을 정보 창으로 쏟아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폰을 타고 들려오는 유희열의 목소리에서
89.1이 우연찮게 잡혔으니 오늘 밤은 이런대로 지내도 괜찮겠다 넘어간다.

made in china가 만들어내는 노이즈는 마침 비를 주제로 전개되는 노래와 섞여
예기치 않은 감성으로 다가오며,
억지로 기억 저편으로 밀어 넣었던 얘기들은 곧 잠이 들리라던 기대를 깨고
아무리 숨겨도 결국 드러나는 장롱 속 비디오처럼 빠알간 속살을 노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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