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후라이드 치킨보다는 닭 튀김에 양념이 가미된 음식을 선호한다. 유린기보다는 깐풍기를, 후라이드 보다는 양념 통닭을. 그래서 아는 사람은 알 만큼 전설적인 인천 신포시장의 닭 강정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닭 강정 하나 먹자고 볼 일도 없는데 인천까지 가기는 좀 무리고(그 정도의 식도락 열정이 있었다면 아구찜을 저번 주에야 처음 맛 보고 아직 대게도 못 먹어본 사람이 아니었겠지) 그냥 언젠가 인천에 가게 될 날이 있다면 열 일 제치고라도 닭 강정은 꼭 먹고 오리라는 각오만 다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인천에 대해 삽화를 그려야 하는 일이 들어왔고 그림 그리기에 앞서 인천의 요즘 모습도 둘러볼 겸, 송도에서 건설 역군으로 맹활약 중인 선후배님들도 만날겸 인천 나들이를 감행하였다.
어디까지나 닭 강정에 관한 글이니만큼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자면...
저녁 7시 반이 넘어서야 신포시장에 도착했고 어느 가게가 원조인지 못 찾아 잠깐 엉뚱한 이름만 '원조' 닭 강정 집의 페이크에 속았을 무렵 동녕이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제서야 그렇게 맛으로 유명하다던 집을 찾게 되었다. 소문처럼 사람들은 가게 앞에 한 무더기로 기다리고 있었고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아 배도 고픈데 참 애간장을 졸이게 되더라. 그렇게 밖에서 삼십분 정도를 기다렸을까. 실내로 안내하는 반가운 손짓에 이끌려 가게 내부로 들어가니 거기서도 또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기다림과 인내의 연속. 인천 닭 강정의 길은 멀고도 험하였노라.
지하 자리에 착석하니 시원한 에어컨 공기만큼 기분도 상쾌하고 과연 어떤 맛의 강정이 나올까 즐겁고 여유로운 기다림이 견딜 수 있을 만 했다. 中자는 8000원, 大자는 12000원인지 13000원인지 그랬는데 두 명이면 중간 사이즈가 알맞은 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명이서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시킨 사람들이 꽤 보이는 것은 아마도 기다림의 시간만큼 독기가 올랐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매운 고추 양념과 들어갔다고는 하는데 확인이 불가능한 가시오가피가 이 집의 특별 레시피인데 양념을 버무리지 않은 후라이드 만으로도 자신이 있었는지 후라이드 메뉴 옆에는 fride라는 신조어가 적혀 있어 메뉴 선택에 신중함을 기하게 만들기는 개뿔... 닭 강정이야 당연히 양념이지.
어쨌든 여기 저기서 먹기 전에 카메라 셔터 삑 삑 날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을 기념하는데 우리도 질세랴 서울 촌놈 행세 제대로 하면서 손대기 전의 아름다운 자태를 카메라에 담았다. 성스러운 의식이 있은 후 양 손에 포크를 잡고 강정 해체에 온 힘을 다했고 어디 과연 네가 그렇게 맛 있다고 소문났던 그 놈이냐 기대감에 부푼 채 시식을 하였다.
음....
음....
흐음....
흠...
자 이제 닭 강정 먹으려 기다리던 손님들 만큼 오래 기다린 사람들을 위해 맛의 결과를 발표하자면...
굳이 인천까지 가서 30분 이상 기다리며 먹을 만큼의 자격을 갖춘 놈은 아니더라.
내 기준으로는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순살 닭 강정이 먹기도 편하고 값도 싸고 맛도 그럭저럭 한 끼 즐거울 수 있으니 어느 면에서나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아니나 다를까 검색엔진에서 신포시장 닭 강정을 검색해보면 별로 맛 없다는 의견들도 다수 발견되는 바, 이 곳의 음식은 못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맛과 서비스의 품질에 비해 명성이 너무 과도하게 포장된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p.s. 운전하랴 기다리랴 모델 되랴 함께 고생해준 동녕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바이다.
★★★
어디까지나 닭 강정에 관한 글이니만큼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자면...
저녁 7시 반이 넘어서야 신포시장에 도착했고 어느 가게가 원조인지 못 찾아 잠깐 엉뚱한 이름만 '원조' 닭 강정 집의 페이크에 속았을 무렵 동녕이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제서야 그렇게 맛으로 유명하다던 집을 찾게 되었다. 소문처럼 사람들은 가게 앞에 한 무더기로 기다리고 있었고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아 배도 고픈데 참 애간장을 졸이게 되더라. 그렇게 밖에서 삼십분 정도를 기다렸을까. 실내로 안내하는 반가운 손짓에 이끌려 가게 내부로 들어가니 거기서도 또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기다림과 인내의 연속. 인천 닭 강정의 길은 멀고도 험하였노라.
이 곳을 들어가서 좌회전 한 후 시장 끝으로 가면 유명 맛집이 나온다.
닭 튀김의 열기가 반갑지만은 않다.
지하 자리에 착석하니 시원한 에어컨 공기만큼 기분도 상쾌하고 과연 어떤 맛의 강정이 나올까 즐겁고 여유로운 기다림이 견딜 수 있을 만 했다. 中자는 8000원, 大자는 12000원인지 13000원인지 그랬는데 두 명이면 중간 사이즈가 알맞은 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명이서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시킨 사람들이 꽤 보이는 것은 아마도 기다림의 시간만큼 독기가 올랐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매운 고추 양념과 들어갔다고는 하는데 확인이 불가능한 가시오가피가 이 집의 특별 레시피인데 양념을 버무리지 않은 후라이드 만으로도 자신이 있었는지 후라이드 메뉴 옆에는 fride라는 신조어가 적혀 있어 메뉴 선택에 신중함을 기하게 만들기는 개뿔... 닭 강정이야 당연히 양념이지.
어쨌든 여기 저기서 먹기 전에 카메라 셔터 삑 삑 날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을 기념하는데 우리도 질세랴 서울 촌놈 행세 제대로 하면서 손대기 전의 아름다운 자태를 카메라에 담았다. 성스러운 의식이 있은 후 양 손에 포크를 잡고 강정 해체에 온 힘을 다했고 어디 과연 네가 그렇게 맛 있다고 소문났던 그 놈이냐 기대감에 부푼 채 시식을 하였다.
바삭 바삭 닭 튀김 대령이오
첫 해체의 긴장되는 순간
음....
음....
흐음....
마...맛이 어떠오?
자 이제 닭 강정 먹으려 기다리던 손님들 만큼 오래 기다린 사람들을 위해 맛의 결과를 발표하자면...
굳이 인천까지 가서 30분 이상 기다리며 먹을 만큼의 자격을 갖춘 놈은 아니더라.
내 기준으로는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순살 닭 강정이 먹기도 편하고 값도 싸고 맛도 그럭저럭 한 끼 즐거울 수 있으니 어느 면에서나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아니나 다를까 검색엔진에서 신포시장 닭 강정을 검색해보면 별로 맛 없다는 의견들도 다수 발견되는 바, 이 곳의 음식은 못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맛과 서비스의 품질에 비해 명성이 너무 과도하게 포장된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p.s. 운전하랴 기다리랴 모델 되랴 함께 고생해준 동녕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