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의지와 상관 없이 낯선 곳에 떨어진 것 처럼 낭패다 싶을 때가 있다. 무엇을 보아도 머릿속엔 그 사람이 그려지고 책상 앞에 자세를 잡고 앉아도 떨쳐낼 수 없는 생각들로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희망은 보이지 않고 왜 매번 이런 식일까 자책하다 보면 스스로가 부끄럽고 초라하다. 이렇게 견딜 수 없을 만큼의 회의가 찾아오면 차라리 잠을 청하는 수 밖에 없다. 낮잠까지 자서 긴 밤을 예상했더라도 오늘 같은 순간은 육체마저 협조적이어서 이 더러운 꼴을 보느니 눈을 감고 말지라는 심정으로 덤덤히 전원을 내린다.
너도 굿 나잍. 슬립 타이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