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llei 35s를 써 본 사람은 알겠지만 경통을 뽑았다고 다시 집어넣는 과정은 약간의 교육을 필요로 한다. 도무지 문화 활동에는 관심이 없으신 부모님께서 그냥 비싸고 작길래 샀을 것 같은 카메라는 초점도 수동, 노출도 수동인 관계로 얼마 못 가 장농 속으로 던져진 듯 보였다. 더군다나 내가 다시 발견 했을 때 이미 경통이 파손된 것으로 보아 아버지께서 무리하게 집어 넣으시려다가 어딘가 부러뜨리신 것 같았다. 내가 충무로 가서 12만원인가 주고서 다시 고친 카메라는 애초에 주어진 운명처럼 몇 롤 감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팔렸다. 그래도 필카의 손 맛에 빠지게 된 것도 롤라이 때문이니 아주 의미 없는 만남은 아니었던 것이다. 니콘(왜 k를 두 개나 썼을까 -.-)의 fm2는 어머니께서 카메라를 배우시겠다고 구입 하셨는데 이도 얼마 못 가 장농 신세를 면치 못하였다. 그 때 산 렌즈 두 개, 필터, 가방 등등을 계산해 보면 지금 시세로 30~40은 받을 것 같은데 어머니께서는 그 마저도 충분하니 빨리 팔라고 하신다. 신발장을 뒤져보면 어머니께서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구입하신 소니 비디오 카메라를 발견할 수 있으니 다들 하던 일을 멈추고 장 속을 한 번 뒤져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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