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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어렸을 적에는 올림픽만한 낙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대학생이 되자 이내 집, 학교, 학원의 접점들로 경계지어진 협소한 생활권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신촌, 강남역 등지에서 사람들과 노는데 정신이 팔려 있었고 중요한 사건들은 당구장 티비를 통해 접했던 것 같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유희매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더이상 올림픽과 같은 전 지구적 축제에 목을 맬 필요가 없어졌다. 경기를 순수하게 경기 자체로만 받아들일 수 없게 머릿 속이 복잡해진 것도 한 몫 거들었다고 볼 수 있고 말이다. 이젠 더이상 폐막식을 보면서 정말 소중했던 친구와 이별하는 듯 코끝이 시려오는 정서를 느낄 수 없는 불감증의 아저씨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는 뜻하지 않은 감동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희망과 함께 무엇보다도 신세대의 당당한 약진을 통해 정신적으로 큰 힘을 얻었다. 선수들 모두 건강히 다음 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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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어머니께서 손수 두 아들을 데리고 상도동에서 택시를 타고 동대문아이스링크까지 가서 스케이팅 레슨을 시켜주셨던 과거가 아주 오랜만에 떠올랐다. 마치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처럼 개인 트레이너까지 고용해서 스피드 스케이팅을 익히게 하셨는데... 생각해보면 그때 꽤나 얼음을 잘 지치던 소년이었고 코너웍도 깔끔한 것이 쇼트트랙으로의 전향도 고려해 볼 만한 수준이었다고 자신한다. 하여튼 좋은 걸 누리고 그만큼 실력도 좋았던 기억은 모두 다 초등학교 때. 인생의 정점이 너무도 빨리 왔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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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가 티비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vod로 봤는데... 얜 대체 못하는 게 뭐냐!!!!
100302
2010. 3. 2.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