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보는 미드는 하우스, 오피스, how i met your mother 그리고 대망의 로스트가 있다. 영어 공부를 핑계로 가쉽걸이나 힐즈를 추가적으로 보곤 했지만 영어에 대한 절실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이 둘은 섹스앤더시티와 함께 여성용 드라마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저 네 개 중에 가장 끈덕지게 보고 있는 미드가 하우스 인지라 이제는 매주 챙겨보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다행이 하우스는 여전히 위험한 성적 농담을 일삼으며 심보가 뒤틀려 있고 그럼에도 꾸준히 35분 정도가 되면 빤짝 하고 영감을 얻어 회생불능의 환자를 우습게 부활시키니 참으로 오랫동안 같은 구성을 안정적으로이어나가고 있다. 아무리 메디컬 드라마를 좋아하는 나라도 그레이스아나토미와 같이 연애질 위주의 진행은 참을 수 없는데 하우스는 의학 드라마의 탈을 쓴 추리소설 같으니 로스트와 같은 반전과 긴장은 부족하더라도 나름의 카타르시스를 잘 전달하고 있다. 특히나 상대방의 심리를 분석하는 하우스의 날카로운 직감은 콜롬보의 능청스러움과는 또 다른 재능이다. 어쨌든 이번주에 24화가 방송되면서 시즌5가 마무리되었고 당분간 시즌6을 위한 휴식에 들어가게 되었다. 궁예 연기를 하기 위해 한 쪽 눈에 안대를 차고 다니니 그 눈의 시력이 떨어졌다는 배우의 말처럼 하우스 역의 휴 로리도 고관절에 무리가 올지도 모르겠지만 욕심같아서는 한 십년은 더 그의 명품 츤데레 연기가 보고 싶다. 

이번 에피를 보다가 눈에 들어온 것은 닥터 윌슨의 진료실에 붙은 포스터이다. 미국의 영상 디자이너 솔 바스(saul bass)가 작업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58년작 현기증(vertigo)의 인트로 장면인데 윌슨의 굴곡진 인생이 현기증을 느끼고 추락하는 주인공과 닮아있다면 너무 억지일까.

솔 바스에 대해 궁금하다면 그의 작품 이미지만 봐도 작업 스타일이 확 몸에 느껴질 것이다.

휴 로리의 깜찍한 모습이 궁금하다면 프렌즈 시즌4의 14화를 보자.
 
vertigo
★★★★
hou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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