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찰리 채플린이라 불리는 자크 타티 감독의 1958년작 '나의 아저씨'.
치훈과 예린누님의 추천으로 이 영화를 알게 되었는데 우연찮게도 최근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자크 타티 회고전이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하였다. 더욱이 ageha도 이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니 같이 볼 사람도 생기고 이거 아주 절호의 찬스구나 싶었다.
영화는 일상 속에 침투한 미국식 물질주의로 인해 변질되어버린 생활 방식을 '삼촌'이란 인물을 통해 시종일관 비판하고 있다. 그렇다고 블랙코미디나 심각한 비판은 아니고 풍자에 가까운 것이라서 종종 웃음을 터뜨리며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의 아날로그적인 삶으로 대표되는 '삼촌'은 허름한 정장에 담배를 물고 있는 중후한 인물로 아이들처럼 천진하며 삶에 불만이 없는 양반이다. 하지만 기계화, 전문화된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마땅한 직업 없이 유유자적하는 모습은 다소 아쉽기도 하다.
러닝타임은 110분 정도인데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에 비해 유머의 빈도가 떨어져 다소 지루했으며 1936년도에 만들어진 채플린의 영화보다 기계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의 강도도 약한 편이다. 그렇다고 딱히 절절한 로맨스도 없고 제3자적 시각으로 일관하기 때문에 조금 건조한 맛이 남는다.
하지만 서울아트시네마의 존재를 알게 된 것과 찾기 힘든 작품을 보게 된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