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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17

* 벌레는 정말 무섭다. 완전 심장이 갈비뼈를 뽀개고 몸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공포스럽다. 그들은 기척을 숨기고 곁에 왔다가 사이렌 소리보다 더 큰 날개짓으로 고막을 후려 치며 사람을 놀래킨다. 새벽 불빛을 쫒아 방충망 밖에서 퍼덕이고 있는 놈들을 보면 곤충을 주제로 한 공포 영화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물론 그 동안 그런 영화들이 많이 있어 왔겠지만 에이리언을 능가하는 캐릭터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뛰어 넘는 스토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

trivial 2003.08.17

030815

* 저 때로부터 6년이 지나고 보니 세상이 많이 좋아져서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 역에는 대부분 스크린 도어를 설치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안전시설들은 죽고자 하는 의지마저 넘어설 수는 없는 법. 저번 주 한양대병원을 갔다가 신사동으로 가려는 길에 지하철이 한참을 멈춰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누군가 상왕십리 역에서 투신을 했기 때문이란다. 뛰어내린 사람에 대한 사연은 전혀 알지 못하지만 나도 요즘 개인 신상이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정말 드럽게 세상 살 맛 안 나는 관계로 같이 차 한 대 빌려 동해안을 배경으로 번개탄 피워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기왕이면 죽더라도 모두에게 피해 안 가는 방향을 택하는 건 어떨까? 렌트한 차에서 죽어버리면 렌트카 업체도 죽을 맛이니까 돈 모아서 지옥에 함..

trivial 200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