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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18

* 오늘 본의 아니게 죽음에 관한 포스팅을 연달아 하게 되는데,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 생활고에 시달리는 어머니가 아이를 던지고 본인도 투신했는지, 아니면 막상 자신은 겁이 나서 뛰어 내리질 못했는지, 분명한 건 어린 한 생명이 모정이라는 탈을 쓴 어미 손에 의해 사라졌다는 뉴스를 접했었다. 부모가 죽고 나면 어린 자식들은 불행하게 살 것이 뻔하니 길고 긴 생의 고통을 미리 없애준다는 발상은 너무나 교만하다. 내가 낳은 자식이니 내 손으로 운명을 결정 짓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언제 아이가 들어 섰는지도 빨라야 몇 주 뒤에나 병원에서 알 수 있는 것이고 착상된 날짜나 출산 날짜도 어디까지나 예상일 일 뿐. 수정란이 만들어 지는 것도, 아이가 태어나는 것도 어디까지나 근사치이며 인간이 정확히 알 수 있는..

trivial 2003.07.18

030717

* 스티브 소더버그 감독에서 제작비를 백지 수표로 지급하고 한국에서 소재를 찾아 트래픽과 같은 영화를 만들어 보라고 하면 과연 어떤 영화가 나올까. 치명적이지만 너무 만연해 있어서 당연시 되는 문제들. 정부가 액션은 취하지만 자기 발등 찍을까봐 진심으로 파헤치고 싶어하지 않는 대상들. 바이러스처럼 자꾸만 지능화되고 진화하는 시스템들. 내가 미스터 소더버그라면 '건설 사업의 비리(특히 재건축, 재개발에 관하여)'를 한 번 건드려 보고 싶다. 아줌마부대, 재건축 조합장, 구청 건축과 직원, 서울시 직원, 건교부 직원, 건설사 직원, 건설사 대표, 용역업체, 재개발 반대 주민... 이 얼마나 화려한 출연진인가. 얼마전 서부이촌동 쪽인가 재개발을 무리하게 진행하려고 용역업체를 불렀는데 반대파에서도 돈을 모아 더..

trivial 2003.07.17

030716

(2003년 7월 16일의 기록. 어제는 바보같이 7월 말의 그림을 먼저 올렸는데 오늘부터는 시간순으로 하루에 한 꼭지씩 포스팅!) 저기서 주목할 점은 나름 신경써서 표현하려고 했던 나이키 운동화였다. 코엑스몰에서 산 운동화는 나이키 매장에서 판매한 것이 아니라 멀티샵 같은 곳에서 주인이 따로 수입한 것이라고 했다. 일단 스웨이드 처리된 재질과 옅은 파란 색이 주가 된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들었고 신어 보니 착용감도 무지 좋았다. 가격은 좀 높았으나 그래도 맘에 쏙 드는 물건을 만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렇게 맺은 인연으로 매일 나의 발을 포근하게 감싸주던 신발은 각양 각색의 유럽 길을 즈려 밟다가 2006년쯤 로테르담에서 사망하셨다.

trivial 2003.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