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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삭제

이전에도 한 번 한 것 같은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결국 후회했던 것 같고. 그럼에도 당장의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어 또 계정을 비활성화시켰다. 팔로워가 적었다면 차라리 나았을까? 요즘은 뭘 적어도 반응이 없다. 트위터 초창기에는 친구들 사귀려고 한 건데 이러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나? 모든 게 부질없다. 아니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까. 답이 없고, 마냥 고립된 기분인데 이게 시대에 맞지 않는 투정인 것인지 아니면 정말 나도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문제적 한 명인 것인지 그걸 도무지 모르겠다.

trivial 2021.10.23

2021. 09

가계부의 통계를 보니 9월 지출의 80%가 술값이다. 그 술값의 80%가 bar in house에서 인생 최대 플렉스를 한 것이었다. 언젠가 한 번은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니 후회는 없다. 문제는 그렇게 마신 날 집에서 혼자 마신 술이다. 금액과 시간의 리미트가 없으니 계속 신나게 마시고 트위터에서 주절거렸다. 근데 그게 좀 많이 후회된다. 이후로 트위터에 글을 쓰지 않는다. 이게 뭔 엄한 말 목 베는 소리인가 싶지만, 다양한 감정들이 한데 얽혀 우울해졌다. 더군다나 s형과의 협업이 틀어지며 더 다운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 일도 차라리 잘 한 결정인데 짧은 2주간의 협업이라도 정신적으로 지나치게 소모된 점은 있다. 이제 10월이다. 백신 2차 접종도 마쳤고, 월요일에 두 번이나 휴일이 있으니 알차고 기..

trivial 2021.10.02

병의 순서

앓고 있는 질환들 때문에 화이자 백신 접종 전후로 다도 불안했다. 다행히 이틀째인 아직까지는 큰 변고는 없는데, 2차 역시도 무사히 잘 넘기면 좋겠다. 그나저나 초현실의 인물이 나타나 나의 질환들 중 어느 하나를 낫게 해줄테니 골라보라면 무엇을 골라야 할까. 백 억을 줄테니 이런 걸 할래 수준의 되도 않는 상상을 해봤다. 어느 것 하나 사소하지 않은걸. 그렇지만 역시 벗어날 방도가 가장 어려운 것, 수명에 조금이라도 더 영향을 주는 것으로 골라야겠지. 그리하여 큰 결심을 했는데, 강직성 척추염, 아토피 피부염, 공황장애 순서가 되겠다. 자, 이제 마음의 결정을 내렸으니 어서 제안을 주세요.

trivial 2021.08.31

우연

이미 한 번 본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다시 본 날 자기 전, 12시즌에 달하는 [빅뱅 이론]중 한 편을 보는데 메릴 스트립 이름이 등장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래서 우리 인생에 신이 개입하는 순간이라는 얘기는 아니고 (신이 고작 이런 사소한 장난으로 본인의 존재를 알릴 이유가 없지) 이만큼 잘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도 일상에서 종종 마주하게 된다는 것.

trivial 2021.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