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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7. 18. 23:06
부모가 죽고 나면 어린 자식들은 불행하게 살 것이 뻔하니 길고 긴 생의 고통을 미리 없애준다는 발상은 너무나 교만하다. 내가 낳은 자식이니 내 손으로 운명을 결정 짓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언제 아이가 들어 섰는지도 빨라야 몇 주 뒤에나 병원에서 알 수 있는 것이고 착상된 날짜나 출산 날짜도 어디까지나 예상일 일 뿐. 수정란이 만들어 지는 것도, 아이가 태어나는 것도 어디까지나 근사치이며 인간이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부모란 그 가능성을 높이는 데에만 기여했을 뿐 생명이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얻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죽음을 결정할 자격이 있다는 것인가. 영화 가타카나 소설 은하영웅전설처럼 과학이 발달해 미리 태아의 유전적 형질을 분석할 수 있다면 완벽하지 않은 아이는 그냥 죽어야 하는 건가. 어머니께서 나를 가지셨을 때(물론 지금도 그러하시지만) 몸이 많이 약하셨다. 어머니만 쏙 빼 닮은 나는 그래서 인지 이렇게 여러가지 질병을 안고 골골대고 있지만 단 한 번도 그런 이유로 부모를 원망해 본 적이 없다.
가난하다고 해서,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원하던 아이가 아니라서 등등... 비록 삶은 쉽지 않겠지만 계속 이어갈지 아닐지 여부는 본인의 손에 달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030717
2003. 7. 17. 23:23
내가 미스터 소더버그라면 '건설 사업의 비리(특히 재건축, 재개발에 관하여)'를 한 번 건드려 보고 싶다. 아줌마부대, 재건축 조합장, 구청 건축과 직원, 서울시 직원, 건교부 직원, 건설사 직원, 건설사 대표, 용역업체, 재개발 반대 주민... 이 얼마나 화려한 출연진인가. 얼마전 서부이촌동 쪽인가 재개발을 무리하게 진행하려고 용역업체를 불렀는데 반대파에서도 돈을 모아 더 많은 인원의 용역업체를 불러 맞불 작전을 펼쳤다고 들었다. 이 얼마나 흥미로운 시나리오란 말인가. 룸살롱에서의 성접대도 나올테고 조폭들이 설치는 액션이 마무리를 장식할테니 돈, 섹스, 폭력이 총 집합일세.
단, 이 영화는 찍다가 맞아 죽는 불행을 피한다 할지라도 영화 배급의 거물인 OO엔터테인먼트의 압력으로 개봉은 꿈도 못 꿀 것 같다.
030716
2003. 7. 16. 19:43
(2003년 7월 16일의 기록.
어제는 바보같이 7월 말의 그림을 먼저 올렸는데 오늘부터는 시간순으로 하루에 한 꼭지씩 포스팅!)
저기서 주목할 점은 나름 신경써서 표현하려고 했던 나이키 운동화였다. 코엑스몰에서 산 운동화는 나이키 매장에서 판매한 것이 아니라 멀티샵 같은 곳에서 주인이 따로 수입한 것이라고 했다. 일단 스웨이드 처리된 재질과 옅은 파란 색이 주가 된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들었고 신어 보니 착용감도 무지 좋았다. 가격은 좀 높았으나 그래도 맘에 쏙 드는 물건을 만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렇게 맺은 인연으로 매일 나의 발을 포근하게 감싸주던 신발은 각양 각색의 유럽 길을 즈려 밟다가 2006년쯤 로테르담에서 사망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