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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fair

무척 부당하다. 당신도 이게 맞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잘못한 이상의 죄책감을 안고 산다. 당신은 이게 맞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그 정도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의적인 미안함은 있다. 분명히 나의 잘못이 있다. 그렇지만 당신의 해석은 지나치다. 나는 결코 범죄자가 아니다. 그래서 고민이다. 나는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당신이 정말 맘에 안 든다는 점은 알겠다.

trivial 2021.12.29

초연결 시대의 비극

사방팔방에서 네거티브한 감정이 판을 친다. 툭하면 공황 장애, 불안 장애, 자살 충동 온라인에서 흔하게 보는 조리돌림, 집요한 추궁, 거짓된 비방 내 사람이다 싶은 관계인이 없어서 나에게 직접 속삭이는 것은 이러한 자극 뿐일 때 결과적으로 같은 구렁텅이에 빠져 오염된 일원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냈다. 부인할 수 없는 내 자신의 생생한 경험담이다. 좋은 것을 보고, 좋은 생각을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아니면 정말 다른 데 관심을 둘 여유가 없을 정도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거나.) 초연결 시대에 노출 빈도를 줄이는 게 어렵지만, 적어도 몇몇 sns를 끊는 것으로 가능하리라 본다. 아무리 짙은 어둠도 작은 빛에 사라진다지만 빛과 어둠은 인간이 제 멋대로 정의한 은유이고 알고보면 광통신으로 확산되는 정..

trivial 2021.12.27

마음 먹기

고귀하게 살자. 스스로를 지나치게 낮추고, 혐오하는 사람에게 그 어떤 의미있는 삶이 가능하겠는가. 안 좋은 생각은 꼬리를 물고, 자꾸만 자신의 무덤을 파게 된다. 나를 귀하게 여기고, 누가 봐주지 않아도 옳은 일을 행하자. 세속에 휘둘린다는 피동적인 생각도 그만하자. 언제나 중심을 잡고 살고 싶었지만 적극적으로 노력한 적은 없었다. 얇은 종이도 두 손으로 쥐고 비틀면 제법 단단한 막대가 된다. 좋지 않은 감정을 단속하는 것도 결국 스스로의 일. 자극에 취약한 마음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그걸 빌미로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고독이 견디기 어렵지만, 더욱 스스로를 격리시켜야 한다. 그리고 지금 나를 아끼고 염려해주는 사람들만 생각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자.

trivial 2021.12.26

2021.11.02

1. 문래예술공장이라는 곳을 가서 옵신 전시를 봤다. 전시는 암전된 공간에 들어가 도슨트가 안내하는 빛을 따라 하나씩 체험하는 형식이었다. 빛이 전혀 없는 공간에서 감각이 얼마나 예민해지는지 새삼 느꼈고 뷰 마스터, OHP 필름, 등사기 등의 시대에 밀려난 도구들과의 만남이 흥미로웠다. 심지어 중간에 펼쳐주었던 책도 이젠 같은 운명인 듯 하고. 희귀 개체가 된 고래(내용)와 사라진 미디어(형식)의 병치는 의도적이었을까? 2. 뷰 마스터는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어릴 적 느꼈던 신기함과 몽환적인 분위기가 그대로 전달되었다. VR이나 극장의 3D 글래스 보다 더욱 생생하달까. 3. 드디어 우래옥을 가보았다. 냉면 맛있었는데, 그냥 기존에 가던 곳들과 아주 다른 차이점은 없었다. 오히려 계란이 없어서 서운. ..

trivial 2021.11.03

abstinence

1. 정신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과음은 좋지 않다. 아니. 적당히 마시는 법을 모르니 술 자체가 해롭겠다. 취중에 큰 실수를 하기 전에, 작은 실수들로 울리는 경종에 귀 기울이자. 2. 아니나다를까, 하루 뒤 뉴스에 K 연예인의 웃지못할 해프닝이 있었다. 본인도 과음으로 인한 실수라 사과문을 썼는데, 그보다는 덜 쪽팔리지만, 아무튼 부끄러움은 갖자. 3. 부쩍 부정맥이 심해졌다. 몸 챙길 때.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언젠가 반 쯤은 덮어지니까. 스스로를 비련의 주인공으로 가여워하는 짓까지는 하지 말자. 아무렇지 않게. * 11월 14일의 기록 금요일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역시 과음이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trivial 202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