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하고 신화적이면서도 유머가 있는 이미지를 처음에 생각해 봤으나 감히 시도조차 해 보지 못했다.
'갑'의 의견을 받아들여 초광각 사진같은 시원함과 축제적인 분위기를 그려보려 했는데...
결국 수정 사항만 늘어났고, 이건 혹시 받아들여질까 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것 역시 실패작 중 하나. 수정사항이라고 쓰고 리젝 혹은 빠꾸라고 읽는다.
지난 공모전에서 수상한 달팽이 화장실의 모델이 전시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폐막 하루 전에 잠실 운동장을 찾았다. 모든 전시를 다 관람한다면 다섯 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대단한 잔치였지만 나는 일단 모델 보는 게 우선 순위였기 때문에 주로 건축 관련으로 불성실하고 이기적인 리포트를 게재한다.

학생 관람객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보기 좋았다.
가는 길에 꽃으로 렌즈 테스트도 하고...
꽃 자체가 나쁘다는 건 아닌데 꼭 이런 행사에서 꽃이 빠지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걸까.
입구 좌우로 길게 정렬된 꽃.꽃.꽃. 있으나 마나한 스케일 아닌가.
페트병을 눌러붙인 해치. 괜찮은 느낌이다.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여행프로젝트.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자 한 노력을 볼 수 있다.
김보성 딸쟁이. 무려 열 개가 넘게 붙었는데...보성아! 적당히 해라.
여행프로젝트를 지나면 등장하는 광활한 내부.
여러가지 옷을 입은 해치상들과 이를 배경으로 사진찍는 사람들.
화훼농장 하나 차릴까?
이런 딸 하나 낳고싶다.
에어쿠션으로 만든 터널 내부의 전시 풍경.
대부분의 전시를 건너 뛰고 건축 전시관 쪽으로 이동했다.
건축가 유걸 선생님의 사무소 iarc 전시 부스. N자 폰트만 좀 비례가 안 맞는다.

인천 송도에 가면 이 건물을 볼 수 있다.
프리젠테이션 방식이 유쾌하다.

공공시설에 대한 공모전 수상작들. 이 1:1 모형들은 전시 끝나면 다 어디로 갈려나.
용산 마스터플랜.
asymptote
노먼 포스터
리베스킨트
john jerde
som
올 해의 건축상들
전시 패널에 구멍을 뚫어 건물의 공간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홍대 출신 조민석 소장. 연대 출신 조민석 소장의 유명세 때문에 좀 피곤하실 것 같다.
유럽 광장 만세. 근데 sdo랑 무슨 상관이지?
가장 흥미로운 전시 코너.
요즘 디자이너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간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미래 지구의 모습이라는데... 흥미로운 상상이다.
드디어 찾은 화장실 모델. 이름도 없고 설명도 없다.
대신 모델 보고 잘 파악하라고 열심히 만들어 주셨다.
업체에 넘긴 어설픈 3d 파일과 이미지 몇 장으로 200% 재현해 내셨다.

모델 크기가 생각보다 커서 전시 끝나면 달라고 할 수도 없겠더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후 잽싸게 빠져나오는 길.
내년엔 더 많은 시간을 할여해서 전시를 보고 싶다. 그래도 서울에 사니까 이만큼이라도 무료로 볼 수 있는게 아닌가.
인천 도시개발공사에서 출판하는 간행물에 실린 삽화와 글 입니다.
실제 책자에는 그림 테두리가 조금 짤리고 도시개발공사의 열렬한 추종자인 것 같은 뉘앙스로 글도 편집되었지만
그림으로 돈을 벌게 된 최초의 사건인지라 이것도 감지덕지야 하고 넘어 갑니다.
부족한 작가에게 일거리를 나눠 준 영욱형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인천은 성장기 입니다.
어제 벽에 표시한 키를 오늘 넘어버린 한창 때의 아이들처럼
무럭 무럭 높아만 가는 건물들은 매일 매일이 신기록 입니다.
서툰 낱말만 더듬거리다 음절 수를 늘려 소리내던 시기처럼
건물들이 모여 단지를 이루고 도로가 생겨 이웃들이 만납니다.
이러다 또 어느샌가 어른들로부터 '벌써 다 컸네' 소리가
입버릇처럼 나올지도 모를 일 입니다.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위해 서울시에서 발주한 공모전에 응모한 결과 동상이라는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비록 동상은 무려 서른 명이나 되지만 그래도 지원자 수가 160여명에 육박하는 바 그 중에 40위 안에 든 것은 나름 선전했다고 볼 수 있죠. ㅎㅎㅎ 목표는 7만2천원의 출력비 회수였으니 감사히 상 받겠습니다.
뉴욕에서 회사다니랴 매일 전화해서 논의하랴 고생 많이 했던 상민이형에게 또한 감사드리고,
비록 낙선했지만 작품 퀄리티 만으로는 나와 상민형의 안보다 훨씬 우수했던 구호형과 형수님께도 수고하셨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공모전이라는 것에서 두각을 나타낼 만한 감각도 없고 마감날까지 버틸 체력도 부족한 저로서는 그닥 대단한 공모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을 탔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겠습니다.

더불어 여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신사동에서 출력한 판넬을 받고, 계산할 때 카드로 결제하거나 현금영수증 요구시 10% 부가세가 청구된다는 얘기에 카운터 직원에게 잠시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가 가랑비를 살짝 맞으며 다산센터에 직접 제출하면서 그동안의 고된 일정이 완료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건축 관련 프로그램도 돌려보고 판넬 제작과 마감이란 것을 하니 감회가 새롭긴 했는데 건축 활동은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입장을 더욱 고수하게 만든 하루였다. 주말에 홈페이지 제작을 마치고 나면 정말로 이제는 글 쓰고 사진 찍고 그림 그리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다. 아주 오랜시간 붙잡고 있었던 관계로 묻는 이들 조차 지겹게 만드는 네덜란드 건축 가이드북 작업을 마칠 수 있는 뜻 깊은 7월이 되도록 각오를 다져야겠다. 또한 설계와 관련된 활동은 없겠지만 혼자 디자인 아이디어를 끄적거리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일은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달팽이 화장실 단면 흐름도

달팽이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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