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 10년차가 되면 세상 모든 게 다 무서워진다. 오늘은 갑갑한 내 인생이 너무 무서웠다. 지하철에서 가쁜 호흡을 하다가 롤러코스터 내려갈 때 느끼는 하반신 허전한 기분도 참다가 결국 자낙스 반 알을 먹고 그러다 갑자기 yj에게 어디냐는 톡이 왔다. 우연찮게 너무 가까운 곳에 있었고 언제나처럼 찾아온 공포를 알콜로 절일 필요가 있어서 집을 목전에 둔 21시 30에 흔쾌히 술자리에 응했다. (중략) 결국 신사동-평창동-집의 복잡한 여정을 감내했는데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장 큰 불안의 하나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것 보다 지금 나의 위치 때문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강의를 그만 두어야 한다는 것. 최소한의 범위를 움직이며, 최소한의 인간을 만나고, 예측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