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vial
- 3. too much love will kill you 2010.11.20 1
- 2. 왠지 기분 나쁜 상황 2010.11.20
- 소설 쓰기 2010.11.15 4
- 우주멸망시나리오 2010.11.14 2
- 1. 너희가 고래를 아느냐 2010.11.14 1
- fix you 2010.11.03 2
- 사무실의 새 식구_크리스티나 2010.10.09 5
- 블로그가 낯설군요 2010.05.10 6
- 100404 2010.04.05 4
- 100317 2010.03.19 3
3. too much love will kill you
2010. 11. 20. 23:07
2. 왠지 기분 나쁜 상황
2010. 11. 20. 23:06
소설 쓰기
2010. 11. 15. 15:23
그저께 읽은 '사진의 극과 극'에서는 국문과 출신 여성 카피라이터에 대한 나의 패배감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뭘 전공하셨죠?'
'국문학이요.'
'지금 하시는 일은?'
'카피라이터요.'
'제가 졌습니다.'
'국문학이요.'
'지금 하시는 일은?'
'카피라이터요.'
'제가 졌습니다.'
뭐 이런 느낌이랄까.
글도 글이지만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책(좋은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많은 책)을 읽어 왔는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글이었다. 혹자는 그녀의 풍부한 예시에서 지적 허영심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fact만을 던져주는 책을 주로 읽어왔던 나로서는 좋은 글귀를 통해 자신의 문장을 풍성하게 하는 능력이 상당히 부러울 따름이었다.
여유가 없어 너무 오랫동안 잡지 못했던 김영하의 신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에서는 첫 소설 '로봇'에서 부터 글 쓰기에 대한 좋은 가르침을 얻었다. 사실 이번 소설은 조금 달갑지 않은 면이 있다. 책 내용도 모르는 독자들에게 제목을 추천 받는다던지 과연 이 걸 소설이라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에세이틱한 조각들 까지. 마치 instrumental, 가라오케, 디스코, 클럽믹스 등 재활용 곡만 잔뜩 담은 정규 앨범을 산 느낌이랄까. 그래도 '로봇'을 읽고 나름의 깨달음이 있었으니 끝까지 계속 읽을 이유야 충분하다. (게다가 어짜피 팬이라 뭐가 나오던 사는 사람이 되었다.)
하도 내가 소설책을 안 읽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일단 나는 묘사가 너무 약하다. 글을 읽고 상황이 눈 앞에서 그림으로 펼쳐지지 않는다고나 할까. 김영하 작가의 글은 평범한 듯 하지만 현학적인 문장이 아니라서 막힘 없이 술술 잘 읽히고 신기하게도 등장 인물의 경험이 즉각적으로 시각화된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이것은 디테일의 힘이 아닌가 싶다. 본인의 체험을 글로 옮긴 것 같은 현실감. 정말 그런 경험을 하지 않고 이런 상상이 가능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불러 일으키는 표현들.
여유가 없어 너무 오랫동안 잡지 못했던 김영하의 신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에서는 첫 소설 '로봇'에서 부터 글 쓰기에 대한 좋은 가르침을 얻었다. 사실 이번 소설은 조금 달갑지 않은 면이 있다. 책 내용도 모르는 독자들에게 제목을 추천 받는다던지 과연 이 걸 소설이라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에세이틱한 조각들 까지. 마치 instrumental, 가라오케, 디스코, 클럽믹스 등 재활용 곡만 잔뜩 담은 정규 앨범을 산 느낌이랄까. 그래도 '로봇'을 읽고 나름의 깨달음이 있었으니 끝까지 계속 읽을 이유야 충분하다. (게다가 어짜피 팬이라 뭐가 나오던 사는 사람이 되었다.)
하도 내가 소설책을 안 읽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일단 나는 묘사가 너무 약하다. 글을 읽고 상황이 눈 앞에서 그림으로 펼쳐지지 않는다고나 할까. 김영하 작가의 글은 평범한 듯 하지만 현학적인 문장이 아니라서 막힘 없이 술술 잘 읽히고 신기하게도 등장 인물의 경험이 즉각적으로 시각화된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이것은 디테일의 힘이 아닌가 싶다. 본인의 체험을 글로 옮긴 것 같은 현실감. 정말 그런 경험을 하지 않고 이런 상상이 가능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불러 일으키는 표현들.
'그렇게 딴생각을 할 때 괄약근을 조이는 것은 수경의 비밀스런 버릇이었다. 그렇게 하면 세상의 모든 나쁜 것들이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오지 못하리라는 이상한 확신이 그녀에게는 있었다.(로봇 중)'
'남자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걸어가다가 몇 번이고 뒤를 돌아다보는 것을 수경은 거울 코팅이 된 빌딩의 유리로 슬쩍 볼 수 있었다.(로봇 중)'
'남자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걸어가다가 몇 번이고 뒤를 돌아다보는 것을 수경은 거울 코팅이 된 빌딩의 유리로 슬쩍 볼 수 있었다.(로봇 중)'
이런 표현도 참으로 사랑스럽다.
'캐논볼 애덜리의 색소폰 소리는 스피커를 나오자마자 바람 빠진 풍선처럼 바닥으로 가라앉아 사람들의 발길에 차였다.(오늘의 커피 중)'
마지막으로 당연한 얘기지만 단어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 '판독기', '사금파리' 같은 단어는 굳이 그렇게 적지 않는다고 하여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글로 먹고 산다면 이 정도는 쓸 줄 알아야지 않나 라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스케치북에 적힌 단어를 말하지 않고 설명만으로 상대에게서 정답을 이끌어 내는 스피드퀴즈를 하는 심정이랄까.
'아 그 뭐지? 왜 그 있잖아. 저기 그 사기 그릇 깨진 조각!'
'아아 사금파리?"
봐라. 얼마나 섹시한가.
소설 쓰기 참 쉽지 않겠다.
우주멸망시나리오
2010. 11. 14. 19:34
세상에 완전히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유전자가 백프로 일치하는 일란성 쌍동이라도 생김새로 구분이 가능하고
정교한 기계에 의해 제조되는 공산품이라도 성능의 미세한 차이는 물론이요 심지어 불량품도 있다.
그러니 어설픈 틀로 찍어내는 붕어빵이야 오죽하겠냐.
하지만 이런 성질이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원칙이라고 생각된다.
수천 억 개의 별들 가운데 존재하는 수천 억 개의 수천 억 승의 요소들 중 그 무엇도 같을 수는 없는.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면 서로 같아서는 안 됨이다.
서로 다름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떠한 방식으로 검증을 해도 결코 다른 점이 발견되지 않는 완전히 꼭 같은 두 개가 세상에 존재하게 되는 순간
대중 앞에서 트릭을 들킨 마술사처럼 우주는 빠른 속도로 무너지리라.
...라고 생각하면 같은 재료, 같은 레시피로 만드는 스타벅스 차이 티 라떼가
왜 매장마다 맛이 다른지 그 이해할 수 없는 불쾌함도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다 우주의 평화를 위해서다.
1. 너희가 고래를 아느냐
2010. 11. 14. 08:19
맥북에어를 사주신다면 광화문 광장에서 브레이크댄스를 추겠습니다.
fix you
2010. 11. 3. 09:43
아침부터 가슴엔 커다란 구멍이 났다.
그 안으로 슬픔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어 온 걸까.
언제 제자리란 걸 가져본 적이나 있나?
그냥 모르는척 나의 삶을 살아야 하나?
나라의 운명이나 지구의 미래 따위를 걱정하는 삶이란 얼마나 부러운가.
그 안으로 슬픔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어 온 걸까.
언제 제자리란 걸 가져본 적이나 있나?
그냥 모르는척 나의 삶을 살아야 하나?
나라의 운명이나 지구의 미래 따위를 걱정하는 삶이란 얼마나 부러운가.
사무실의 새 식구_크리스티나
2010. 10. 9. 22:38
브리티시 숏헤어 부모를 둔 씩씩한 딸내미 입니다.
따땃한 넷북 위에서 자는 걸 좋아해요.
따땃한 넷북 위에서 자는 걸 좋아해요.
블로그가 낯설군요
2010. 5. 10. 17:57
요즘은 트위터에서만 노는지라 블로그에 뭘 올릴 틈이 없네요.
당분간은 계속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위터로 놀러 오세요.
당분간은 계속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위터로 놀러 오세요.
100404
2010. 4. 5. 00:02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했는데...>
사르르 혀 끝에서 녹는 꽃등심과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를 맛 본 승려
철분이 꽉 찬 헤모글로빈의 생명력 넘치는 맛을 경험한 흡혈귀
정신이 혼미해지며 온 몸이 녹아드는 마약같은 사랑에 중독되어 본 사람
그리고
날씨처럼 상쾌한 만남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무작정 밖에 나온 오늘의 나
+ 노래 감상은 36초 부터
사르르 혀 끝에서 녹는 꽃등심과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를 맛 본 승려
철분이 꽉 찬 헤모글로빈의 생명력 넘치는 맛을 경험한 흡혈귀
정신이 혼미해지며 온 몸이 녹아드는 마약같은 사랑에 중독되어 본 사람
그리고
날씨처럼 상쾌한 만남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무작정 밖에 나온 오늘의 나
+ 노래 감상은 36초 부터
100317
2010. 3. 19. 01:23
난생 처음 계약서란 걸 썼습니다.
아직도 작업중인 '네덜란드 건축 가이드북'은 워낙 소규모의 출판이라 구두계약만 하고 문서작성은 원고 납품 직전에 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책 계약이 먼저 된 셈이지요. 몇 번의 고배를 마셨지만 출판사는 끝내 두드리는 자의 끈기를 인정해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4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할 것이고 7월 말에 마감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열심히 역사와 문명을 공부하는 일만 남았네요.
아직도 작업중인 '네덜란드 건축 가이드북'은 워낙 소규모의 출판이라 구두계약만 하고 문서작성은 원고 납품 직전에 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책 계약이 먼저 된 셈이지요. 몇 번의 고배를 마셨지만 출판사는 끝내 두드리는 자의 끈기를 인정해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4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할 것이고 7월 말에 마감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열심히 역사와 문명을 공부하는 일만 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