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바셋 압구정 매장 방문.

기계를 수시로 만지면서 커피 가루의 결을 살핀다. 

그러는 와중에 꽤 많은 양의 커피를 버린다.

기계에서 갈면서 버리기도 하고,

담았다가 쌓인 모양이 맘에 안 들면 버리고,

압축했다가 표면이 맘에 안 들면 또 버리고...

두 시간 동안 성의껏, 열심히 노동하였다.

에스프레소는 더블에 샷 추가해도 양이 다른 곳의 반 정도.

(5000원 어치가 네스프레소 캡슐 반 정도)

신미가 무척 강해서 놀랐음.

라떼는 역시 명불허전.

그래봐야 스팀밀크는 직원이 만들고, 폴은 에스프레소만 뽑아주는 거지만...

매일유업의 우유가 좋은 거였나?

*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작은 사이즈로 넣었습니다.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밤.

그동안 고마웠노라 인사하기 위해 bar로...


계단 옆에는 부정을 쫓고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로 작은 소금 산(모리지오, 盛り塩)이 귀엽게 있다.


또 오겠노라 바텐더에게 야쿠소쿠를 하고 호텔로...

6박으로 비행기를 끊어놓고 숙소는 5박으로 예약하는 삽질 때문에 1박만 맞은편 호텔에서 하게 되었다.

같은 가격이지만 전망도 있고, 침대도 넓고, 새 건물이라 시설도 좋다.

전화위복이랄까...


젖은 도로, 한산한 거리, 텅 빈 주차장, 간혹 지나가는 자전거.

누구를 위해 불을 밝힌 건지 알 수 없는 가게들.


여행을 가면 항상 불면으로 고생 깨나 했는데

잠자리가 좋아지니 잠만 잘 오더라.


일곱번째 날.

아침 풍경.

교통 지옥 서울과는 너무도 다름.

달리 갈 곳이 없어서 해유관(수족관)을 향했다.


초점을 맞출 수 있게 천천히 움직이는 펭귄들아 고맙다.





아직 털갈이를 못한 애송이.

펭귄들이 모여있는 곳은 위에서 얼음 입자가 떨어진다.


아싸 (    ).


해유관의 상징. 고래 상어.

16년 전의 그 녀석일까?





떼로 움직이는 녀석들이 있고


왕따를 자처하는 녀석도 있고


비닐 봉다리 같은데도 잘 살아 허우적대는 녀석도 있고




손톱만한 해파리도 있고


주먹만한 녀석도 있다.



최근에 리노베이션 한 부분.

극지방의 느낌이 물씬.


아마도 이 녀석 때문. 물범인가?




아이들 체험 공간이 생겼다. 가오리와 어린 상어를 만질 수 있다.

나도 만져봤는데 상어의 피부는 사포처럼 꺼끌거리더라.






호텔에 맡긴 짐을 찾아 공항 가기 전 점심을 해결하려는데...

식당을 찾다가 또 다시 마주친 건물.

혼자하는 건축인의 여행에서 친구 역할을 하는 건 건물이다.

그래서 가장 자주 들어갔던 건물에게도 안녕을 전하였다.

*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작은 사이즈로 넣었습니다.


다다오 안도의 (네... 일본은 안도의 도화지 입니다) 비교적 초기작.

이름은 time's.



벚꽃과 함께 너무 아름다운 곳.

원래는 개천 때문에 난간을 설치하거나 물이 넘치지 않도록 단을 높여야 하는데 

지난 수십년간 하천 수위를 바탕으로 물이 절대 넘지 않을 거라 집요하게 공무원을 설득.



시멘트 블록으로도 이렇게 좋은 건축을...

네덜란드 건축가 헤르만 헤르츠버거도 그렇고 나는 시멘트 블록을 잘 쓰는 건축가가 좋은가보다.


보기에는 한적하고 좋지만, 실상 주위로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셔터를 눌러대는 중이다.

야외에서 뭘 먹기는 좀 민망할 듯.



근데 이건 무슨 흔적일까.

무엇때문에 이렇게 녹이 스는 거지?



이 얇은 건물도 time's의 일부이다.

처음엔 일부를 지었다가, 땅을 조금씩 사들여 확장한 듯.


여름엔 누군가 발을 적시고 있으려나?


여섯째 날.

드디어 다다오 안도의 '빛의 교회'를 보러 감.

비틀즈를 좇아 애비로드에 가는 것에 견줄 수 있는 건축인의 성지.


빛의 교회에 가기 위해서는 이바라키 역에서 버스를 타고 카수가오카 코우엔(春日丘公園)에서 내려야 한다.

그런데 이바라키 역은 이바라키시 역과 그냥 이바라키 역이 있다.

나는 이바라키시 역에 내렸다. 2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시간표는 위와 같다. (클릭하면 확대됨)


(클릭하면 확대)

버스는 순환한다. 2번을 타야 이바라키시 역까지 도착.

1번도 목적지까지 가지만 이바라키 역이 종점이다. 주의할 것.


드디어, 내가, 이곳에.

사람들은 콘크리트 틈새가 과연 유리로 막혀있는지 아닌지가 궁금했겠지.

자. 막혀있습니다.








빛의 실루엣으로도 정체를 알 수 있는 건축.


종교를 막론하고 찾아온 건축 신도들.



저 틈새도 유리로 막혀있습니다.



폼타이(form-tie)의 흔적.


조명이 들어갈 자리도 미리부터 잘 잡아 놓고...




십자가를 걸어놓는 방식도 예사롭지 않아.

잘 지은 건축 하나가 이렇게 엄한 동네에까지 사람이 오게 만든다.




동네 어린 야옹이.



한적한 동네에도 벚꽃이 활짝.


오사카 성을 가려고 했으나...

역에서 성까지 너무 멀어서 걷다가 지쳤다.

어차피 상징성 빼고는 달리 볼 게 없으므로 내부 관람은 포기.


오므라이스를 처음 만들었다는(믿거나 말거나) 훗쿄쿠세이에서 저녁 식사.

맛은 괜찮은데 너무 관광객 일색이라 아쉽다.

청결함에서도 조금 불만이 있었고.

*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작은 사이즈로 넣었습니다.


다섯째 날.

다시 교토로.


기온 거리에서 눈길을 끌던 건물.

표현주의 + 브루탈리즘



장어로 제법 유명한 '카네쇼'

구글맵으로 사전 답사를 하지 않는다면 찾기 어려울지도.

이 작은 문이 입구이고 골목 안쪽으로 주욱 들어가야 진짜 입구가 나온다.


자리는 몇 안 되고, 요리는 천천히 만들어지고, 손님들도 최대한 느긋하게 먹기 때문에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밖에서 30분 기다리고, 안에서 요리 나오기까지 30분 기다렸다.

그런 줄도 모르고 빈 속으로 버텼으니 맛이 없을 수가 있을까.


계란 고명을 얹어주는 '킨시동'으로 유명.


갓 지은 밥에 간장 소스와 참깨를 넣어 잘 섞은 후,  노릇하게 익은 장어와 부들부들 녹는 맛이 일품인 계란을 올린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덮밥은 고상하고 싶었던 사람마저도 무너져 내리게 한다.


청수사 가는 길. 흐드러진 벚꽃 앞에서 잠시 멈춰주고.


남의 가정집 입구.

이렇게 잘 꾸며 놓으니 알리가 있나.

괜히 사진 찍다 꾸지람 들음.



역시나 인산인해


일본 도리의 모던한 변형.

안에 들어가면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많이 파는데 시식용만 주워먹다 나왔다.


저 2층 카페에서 정신없는 아래를 비웃으며 여유롭게 차를 마실 날이 올런가. 


청수사





그래도 은각사 보다는 낫네. 평일이라서 더 그런 걸지도...


조상님들께는 죄송하지만 나는 단청이 싫다. 너무 크레이지해.

그냥 무늬도 없고 몇 개 안 되는 색으로 이루어진 구조가 좋다.

이미 반복되는 구조만으로도 목조 건축은 아름답지 않냔 말이지.



남산에도 자물쇠 달지 말고 종이 매듭이나...


세상 사람은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이런 곳에서 물을 받아먹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하산하는 경로.

아무도 막지 않기 때문에 실상 입구에서 티켓을 구매하지 않고 이 길을 거꾸로 오르면 무료 입장 가능.

누군가 블로그에 팁이랍시고 올렸는데, 그렇게 살지 말자.


저 멀리 교토 타워



저 마루에 오르면 우와 좋다하며 사진을 찍는다.

그러다 옆으로 돌아나오면 아 여기가 포토스팟이로구나 하며 셔터를 마구 누른다.


역시 가로 사진과 세로 사진중 갈팡질팡 하다가 둘 다 올린다.


일본이 핵을 맞고 미국에 항복했기에 망정이지 조금만 더 버텼다면 공습이 교토를 향했을 것이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더 광각에 색도 화사~


산넨자카였나? 계단에서 구르지 않기 위해 신경 좀 썼다.

기모노를 입은 여인 중 팔할이 중국인.

기모노 대여료 3000엔.



기온에서 바라본 카모가와. 불볕 더위가 찾아오면 삼삼오오 캔맥주를 들고 앉아 여름을 노래하겠지.


교토에서도 다다오 안도.

명화의 정원.


거품 경제로 돈이 넘쳐났는지 온갖 종류의 미술관이 지어졌다.

이곳도 그런 부류일 듯.

세계적인 명화를 라이센스 얻어서 야외 전시가 가능하도록 도기 위에 카피했다.

과연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을 정도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건축.

그렇지만 순수하게 공간을 경험하는 재미는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사람이 없는 점이 가장 좋달까...



안도의 십자가


유일한 일본 그림


왼쪽 가로로 긴 네모에 위의 그림이 걸려있다.


모서리


아오 뾰족해


안도의 십자가

그리고 엄청난 낙수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 반사됨









안도의 그랜드 크로스





명화의 정원에서 버스타러 가는 길.

사람이 별로 없는 한산한 동네.


뭘까. 하이테크라고 하기도 뭐하고...

알고보면 내진 설계인가?

어쨌든 여행이란 자꾸 의문을 갖게 되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다다오 안도의 최근작. 교토 디자인 하우스.

전통 건축의 처마를 재해석한 듯.

들어가는 사람을 멈칫하게 할 만큼 깔끔하고 럭셔리한 건물임.

1층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디자인 용품을 팔고

나머지 층은 쥬얼리 회사가 입주.

서향인지 해질녘이 되자 전동 차양을 내렸다.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혹시나 하고 들른 요지야 카페.

빈 콘센트가 보였으나 점원이 충전은 안 된다고 함.

동일본 대지진 이후로 전력 사용에 대해 엄격해진 듯.

그래서 트윗을 했더니 사람들이 화장실에 가라 함.

비데가 일반화된 일본의 화장실에서는 비데의 전원을 빼고 잠시 핸드폰을 충전하면 되니까.

위급할 시에는 괜찮은 방법이다.


*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작은 사이즈로 넣었습니다.


은각사 들어가기 참 힘드네.


여기를 지나면 무엇이 나를 반겨줄까.

극적 공간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식물 가림벽.


어른들은 뭐 이리 사람이 많나 울상을 짓지만

아이들은 그저 해맑다.


재료들의 어울림.

얇은 판재를 저렇게 톱니모양으로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난 뭐 이리 아는 게 없냐...


은각사도 가레산스이식 정원으로는 한 으뜸 하지.



일본의 건축과 조경에 대해 너무 작위적이라는 비판이 많지만

나는 이렇게 모든 것이 있어야 할 자리를 잘 지키고

꾸준히 관리되는 모습을 선호한다.

매일 같은 스윙을 반복하는 이치로 같이 말이지.

그렇지만 키스 자렛처럼 매일 같은 호텔에서만 자고,

같은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먹는 지나침은 말고.

강박 보다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는 게 좋겠지.


꼬끼오~ 는 아니고 봉황이겠지?


저 돌다리 위에는 오리인가?


잘도 각 잡았네



후지산과 파도


횡으로도 한 장. 종으로도 한 장.

둘 다 맘에 들어 고민을 하다 둘 다 올렸다.



관광객들이 투척한 동전이 반짝반짝




이끼가 덮은 수풀림이 좋아요.






난간 하나를 만들어도...



화려한 금각에 비해 작고 소박한 은각.

하지만 모래 정원과 잘 관리된 나무들로 인해 이 곳이 훨씬 맘에 든다.

언덕을 오르면 교토의 전경이 내려다보여서 감동.

교토에서 딱 하나만 본다면 은각사를 추천.



1층과 2층의 창의 구성이 사뭇 다르다.

2층은 중국식.




맛있겠...



청수사에 가기 전 다시 철학의 길에 합류.

터줏대감으로 보이는 묘선생을 만남.

쓰다듬어도 무념무상.




중간에 만난 요지야 카페.

위의 스님들은 무슨 얘기를 나누는 건가.

그리고 그 아래에는 영화 세트같은 공중전화부스가.


요지야 카페의 정원. 일행끼리 마주보며 차를 마시는 게 아니고 이 정원을 보며 참선하듯 경건하게 차를 마신다.






나무 위에는 옻칠인가?

어두움의 미학 + 해충과 습기로부터 나무를 보호하려는 이유일 듯.

북유럽에서도 나무에 검은 안료로 덧칠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주워들은 건 많은데 확실히 아는 건 없다.)


청수사를 보고 오사카에 가려했으나 토요일 저녁 청수사 방면 도로가 강변북로처럼 꽉 막혀서 버스 안에서만 한 시간 있다가 중도에 포기. 하루종일 걸어다녀서 오사카로 돌아가는 철도 안에서 서있기 너무 괴로웠다.

 무릎 도가니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것을 깨달음. 절뚝거리며 도톤보리에 도착. 

불이 켜진 글리코 간판 앞에서 마지막까지 관광객의 임무를 다함. 

이 즈음에 조루배터리 아이폰이 사망. 잊지 못할 사건이 벌어질 것을 예상 못하고 나는 그저 태연한 얼굴.


넷째날.

큰아버지와 조카를 만나 점심을 먹고 호텔에서 좀 쉬다가 소란스러워 나와보니...


극우들의 반한시위가 날더러 집에 가라 하네.


오사카 오타쿠의 성지, 덴덴타운 입성.

온갖 피규어들을 보며 침만 흘렸다.



오사카 타워?


저녁 식사는 숙소 근처에서 규탄(소 혀) 정식으로.

야끼니꾸처럼 달착 지근한 소스로 맛을 냈는데 정말 맛있다.

같이 나온 국은 소꼬리국. 소꼬리도 제법 실하게 들어있고

맛은 어머니의 소고기 무우국 맛과 흡사.

참으로 든든한 한 끼였다.


*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작은 사이즈로 넣었습니다.


게!

당연히 비싸므로 좀 저렴하게 먹으려면 적당량을 구워 포장해가는 방식을 이용하면 된다.

몇 조각 안 되는게 700엔이었던가? 그걸 가지고 호텔에 가서 맥주와 먹으면 된다지만

난 이상하게 호텔 방에서는 맥주가 안 땡기더라.


신사이바시 역에서 아케이드를 지나면 도톤보리로 나온다.

오사카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마치 성탄절 명동을 걷는 기분.

게다가 클럽이나 호스트바 호객꾼들이 가득해서

사람 많은 걸 싫어하는 나로서는 여기가 지옥인가 싶다. 


헬게이트가 열렸습니다.


타코와 후쿠



북치는 소년



셋째날.

우메다 역에서 한큐교토센을 타고 40분을 가면 교토에 도착.


금각사 입장권

(낭만이 빵점이라 나중에 다 버렸다.)


16년 만의 금각사. 

97년 방문과 달리 나는 소설 금각사도 읽었고,

화재로 소실되기 이전의 모습도 알고 있다. 


뭘까. 배를 대는 곳인가?


클 대자. 축제때 불을 피우는 듯.

교토 곳곳에 다른 글자들이 있다.


료안지의 입구.


정원의 미니어쳐.




가레산스이식 정원

무념무상


어떤 자리에서도 15개의 돌이 한꺼번에 보이지 않게 배치했다 한다.

만약 15개를 다 셋다면...

셈법을 다시 익히세요.


진흙에 유채기름을 섞은 벽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름이 빠져나와 독특한 문양이 남는단다.


사진으로 볼 때보다 결이 흐릿하다.

다시 긁어주세요.


위성사진으로 찾아보면 더욱 재밌다.

이렇게 작은 공간을 보러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니

역시나 개념이 중요하다!


접합부 디테일

이런 사소한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게 부유함이겠지.





금각사, 료안지는 서쪽에 있고 은각사, 청수사는 동쪽에 있어서 동선이 꽤나 말린다.

지하철 노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버스로 다녀야 하는데 당연히 관광객들로 만원이고 무척이나 피곤하다.

그나마 500엔짜리 원데이프리버스티켓이 있어 불행 중 다행.

밥 먹을 곳도 마땅치 않아서 은각사 가는 길, 듣도보도못한 라멘집에서 점심을 해결.

으악 짜!라고 소리칠 만큼 나트륨을 가득 넣은 라멘이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후룩후룩...

식당을 나와 길을 건너자 철학의 길 시작점이. 


벚꽃이 가득


그득


한 가득.

벚나무의 밀도는 윤중로가 훨씬 높지만 거긴 그냥 벚꽃만 있고 운치가 없다.

그리고 윤중제 라는 말은 잘못 되었다고...

윤중제(輪中堤)'는 일본말인 '와주테이(わじゅうてい)'의 한자 표기를 우리 발음으로 읽은 것이다. 

'와주테이', 즉 '輪中堤'는 강섬을 둘러 쌓은 제방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그러하다.



철학의 길에서 은각사로 빠지는 길.

하여튼 사람은 끝내주게 많다.

프리허그라도 하면 금방 기록 세울 듯.



*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작은 사이즈로 넣었습니다.


첫째날.

peach 항공 할인으로 제주도 왕복 가격을 내고 간사이 왕복 티켓 구입.

97년 이후로 16년만의 방문.

예전엔 렌조 피아노가 뭔지 알 턱이 없었으나 이제는 간사이 공항을 눈여겨 둘러볼 준비가 되었음.

하지만 peach 항공은 가난하므로 싸고 빠르게 지은 작은 별동을 터미널로 씀.

사요나라 렌조 피아노~ 



독특한 어휘를 구사하는 건축가 무라노 토고의 작업. 소고 백화점.



신사이바시 사거리에 위치한 편집샵(?). 겐고 쿠마 디자인.


접합부 디테일


내부를 보고프지만, 물건을 살 생각이라고는 추호도 없는 손님을 기대감으로 맞이할 상인의 마음을 헤아려 관둠.


슬슬 땅거미가 질 시간. 기묘한 센스의 가로등.


다이마루 백화점


백화점 정문


계단. 일관된 디자인이 좋다.


신사이바시 지역의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만난 다다오 안도의 건물.

패널 간격 유지하기 위한 폼타이(form-tie) 흔적인 땡땡이들의 간격이 일정치 않다.

요즘 같아선 어림도 없겠지.


같은 건물의 코너 부분. 평범한 상가로 사용중.

요즘 안도의 몸값이 너무 올라서 고급스러움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이렇게 동네 익명의 건축일 때가 좋더라.


또 골목을 어슬렁거리다가 다다오 안도를 만났다. 

'갤러리아 아카'


좁고 복잡한 골목이 건물 내부로 이어진다.

건물의 밀도는 높이되 준 공공 영역을 내주어 한계를 극복.

대형 건축과 그 앞의 널찍한 쉼터도 좋지만 미로처럼 오밀조밀한 조직도 매력적이다.


건물의 좌측, 주차 공간


간판. 건물 내부의 빈 공간(void)을 심볼로 한 센스!

그러니까 곡선 부분이 계단의 위치.


네덜란드 같이 내부로 깊숙한 건물이 갖는 장점.

작은 건물에서 선택할 수 있는 동선의 가짓수가 많다.



건축 기행의 경우 사유지여서 밖에서 보는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고로, 카페나 식당과 같은 시설을 통해 내부를 이용하게 되면 

비로소 건물이 나에게 친분을 허락한 기분이 든다.

2층 카페 le premier는 근처에 본점이 있는 카페의 분점이었다.

손님이 별로 없는 차분한 공간에서 김영하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을 읽었다.

커피 맛도 좋고 조용히 휴식하고 싶은 관광객에게 이보다 더 한 장소는 없을 듯.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아래 링크를 확인하세요.

Le Premier



수영장 다이빙대 같은 형상. 허공을 딛고픈 인간의 바람.


지하 bar로 내려가는 계단


천장은 유리로 마감. 비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보기와 달리 반질반질, 관리가 잘 된 건물.


'갤러리아 아카'를 훑어보고 다시 골목 탐험을.

작은 타일을 꼼꼼하게도 붙였다.

조금씩 돌출된 정도가 달라서 질감이 살아난다.


일본 건축의 특징.

타일, 타일, 타일.

엄격한 그리드의 세상.


그리드


그리드


타일 그리드


뭐 하나 아무렇게나 붙이는 법이 없다.


저녁은 메이지켄에서 새우튀김 오므라이스를.

가게에 대한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을...

meijiken


별 맥락은 없이 여름, 마츠리 기분이 드는 가로등.


역시 다다오 안도의 건물. 이름이 bigi 2nd (인근에 1st부터 3rd까지 있음)

정문이랄게 없고 1층에 뚫린 커다란 개구부 사이로 들어가면...


galleria akka와 같이 깊숙한 void 공간이 드러나고,

올라가는 곡선 계단과,


내려가는 곡선 계단이.

매시브한 벽면을 따라 깊숙이 내려가다 보면 마음이 두근두근.

그러다 만난 rue du bar.

이번 간사이 여행의 오아시스 같은 장소. 




이런 바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틀에 한 번 꼴로 갔다.


맥켈란 12년 한 잔(천 엔)을 시키니 약간 비싸다며 머뭇거리시다가 이렇게나 많이 따라주셨다.

이건 너무 많은 거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더니 서비스라며...

서울은 더 비싸다고 전해드렸다.



역시나 천장은 유리로 마감했다.

위층은 일반적인 사무실 풍경.

다다오 안도의 추종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하도 들락거려서인지 계단에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예의를 갖추어 위쪽엔 오르지 않았다.


안도의 건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안도가 한 게 아닐 것 같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하단부는 안도 스타일이긴 하지만 위로 갈수록 고개를 갸우뚱 하게됨.


이누이 쿠미코 디자인의 디오르 매장.

도산 대로를 지나다보면 비슷한 입면의 건물을 보게됨.


무라노 토고 디자인.

워낙 특이한 어휘가 많아서 어떤 양반인지 나중에 자세히 검색해 봐야겠다. 


숙소 가는 길목의 작은 바.

여기도 매력적인 것 같아 들어갈까 했지만 rue du bar에 충성하느라 이번 여행에선 참았다.


숙소 옆 건물의 로비. 일본 도시적인 느낌이 물씬.


각층에 입주한 사무실을 안내하는 표지판.


근데 저 열쇠는 뭔가요.


닫힌 문 너머로 보이는 내부. 저것도 일종의 안내판.


유리에 반사되는 틈을 타 셀카 한 장.



별 일 없이 보냈던 둘째날.


숙소 인근의 괴이한 건물.

보고 있는 나를 심란하게 만들었다.


신사이바시 역이었던가?


흡사 북한이 연상되는 무식한 형광등 조명과 무겁게 깔린 공기.

그치만 특색이 있어 좋다.


프라이탁 구경도 할 겸 찾은 곳.

좀 심심한 곳에 위치한 게 아쉽다.



무라노 토고가 설계한 신 가부키좌.


1958년 문을 열었고, 당나라 스타일을 모방한 건축이라 함.

현재는 내부 공사중.



도쿄 롯뽄기 힐즈, 후쿠오카 카날 시티, 서울의 스타 시티, 서울의 메세나 폴리스... 등

현대 쇼핑몰의 완성체인 건축가 존 저디의 역작 난바 파크.


이 곳의 스타벅스를 이용.

역시 약속 장소로, 혹은 낯선이에게 스타벅스만한 곳이 없다.

멤버쉽 등록을 해서 이제 일본 스타벅스에서 무선 인터넷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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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테이큰 2
3. sav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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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남친 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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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django: unchained
8. 내가 살인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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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les miser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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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플라이트(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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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watchmen

28. 아이언맨 3

29. 위대한 개츠비(1974)

30. capote

31. 에반게리온 Q

32. 행오버 2

33. 고지전

34. outrage beyond

35. 다이하드 5

36. stoker

37. the master

38. man of steel

39. 모두의 집

40. there will be blood

41.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4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43. 붉은 돼지

44. 원령공주

45. 천공의 성 라퓨타

46. 마녀배달부 키키

47. 케빈에 대하여

48. 감시자들

49.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50. 진짜로 일어날 지 몰라 기적

51. now you see me

52. 더 테러, 라이브

53. 엘리시움

54. 열혈남아

55. 차이니즈 조디악

56. 화양연화

57. this is the end

58. 고령화가족

59. after earth

60. to rome with love

61. our idiot brother

62. 행오버 3

63. 퍼시픽림

64. 일대종사

65. 화이트하우스다운

66. 몬스터 유니버시티

67. 몬스터 주식회사

68. 킥애스 2

69. i will be murdered

70. gravity

71. memories 애니

72. escape from new york

73. 4월 이야기

74. prisoners

75. 노보우의 성

76. 도쿄타워: 엄마와 나, 그리고 때때로 아버지

77. we're the millers

78. red 2

79. 사이보그 009

80. 굿'바이

81. 리포 맨

82. 호빗. 뜻밖의 여정

83. machete kills

84. 관상

85. kids return

86. 캡틴 필립스

87. 하이힐

88. 더 울버린

89. 라이언 일병 구하기

90. the piano

91. 우리 선희

92. 블랙 레인

93. 화이

94. 칼리토

95.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96. x-men 3

97. rock of ages

98. 언터쳐블

99. 중경삼림

한국인의 밥상. E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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